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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서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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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이면 의연해지고,

아무렇지 않을 수 있으려나,

단단해지고, 혹은 무뎌지려나, 하는 생각이 들 때 마다

아득해지고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숨어버리면

나는 점과 같은 영역에나 서 있게 되려나.

 

소가 꼬리로 등에를 철썩, 때리는 것 같은

돌연의 상황에서 뛰쳐나오고 싶다가도,

이것도 훈련이려니...

 

그런데 버스타고 집에 돌아가는 길,

그 훈련이란 거 뭐 의미있나, 이런 생각도 들더라.

그냥 숨고싶을때 숨고 그렇게 사는 건 왜 안되지? 라는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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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파업대회?라고 했나.

뭔가 이름이 엉성한 것 같지만, 그 덕분에 아침부터 종로,광화문 일대가 바빴다.

칼퇴 비슷한걸 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

노을에서 비롯된 색은 아니고

가로등의 주황불빛이 미세먼지로 가득한 대기를 무겁고도 조용하게 채웠는데

그 속에 자기 일에 열심을 다하고 있는 시위대와 전경들이 질서있게(?) 서 있었다.

 

그 희뿌연 속을 헤치고

402번 버스는 열심히도 퇴근하는 많은 사람들을 싣고 달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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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 아닌 곳에서 문을 열어주는 게 불법(?)이라고 하지만

가끔 정류장 가까운 데서 안타깝게 버스를 놓친 이가

혹시? 하는 마음으로 버스문을 두드리면

인정있는(?) 기사님께서는 문을 열어주기도 하는데,

그 탑승자가 '고맙습니다' 한 마디 없이 버스에 오르면

내가 왠지 '저..저 봐라, 고얀긋' 하는 마음이 드는 건 뭐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