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괄호 속

(43)
차 우러나는 시간 '봄 여사'가 말했었나, 바쁜 생활, 어쩌면 바쁜 마음때문에 차가 우려지는 동안도 기다릴 수 없는 다급함 마음에 커피를 더 자주 마시게 된다는.. 볶은 서리태에 따뜻한 물을 붓고 검으면서도 보랏빛도 도는 듯한 콩물이 우러나오길 기다린다. 그 사이 콩의 살도 함께 불어난다.
거참, 답답하네 휴대폰 속 녹음기에 '이노래뭐지'라는 제목으로 녹음된 음성파일이 있는데, 나는 아직도 그 엉터리 가사와 흥얼거림의 실제 주인, 노래를 찾지 못했다. 열심히 노력하지도 않았지만,뭐. 아주 궁금한 건 아니지만, 최근 비누방울 톡톡 터지는 듯한 느낌의 노래를 들었었는데 아직까지 우연히! 다시! 만나는! 기회는 없었다. 그.. 있잖아요, 비눗방울이 톡! 톡! 터지는 듯한 느낌의 그 노래! 아,참, 답답하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모르다니.. 나는, 누군가는 이런 식의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곶감 곶감 빼먹듯이 쏙쏙, 그러다 어느날 모두 바닥이 드러나겠지 그런 면에서 늘 충전이 새롭게 되는 곶감이 있다는 건 참 신나고 안심되는 일이기도 하겠어
그럴때마다 뭔가 "써야만" 하는 일을 미루고 싶을 때 그 때 내가 가장 많이 (자발적으로) "쓰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기보다는, 그랬던 것 같다. 일년에 두번쯤 쓰는 업무평가서를 써야만 할 때, 제출기한이 정해져있는 독후감 같은 걸 써야만 했을 때, 그 때 나는 어떤 커뮤니티의 게시판으로 달려갔고, 내 미니홈피의 일기장을 찾아갔고, 또 한동안 티스토리의 게시판에 비공개로, 공개로 글을 썼었다. 그건, '치료같은거죠'. # 한창 더웠을 무렵에도, 그리고 추워진 이후에도 물 한번 주지 않았던, 챙겨보지 않았던 베란다에 방치되었던 부추처럼 생긴 이름 모를 '난'이, 얼마전 추위에 대비해서 문풍지를 붙이려고 창문을 열었다가 보니 무성했던 이파리들이 모두 누렇게 시들고, 그 중 세 가닥 정도만 간신히 초록을 유지하고 있..
요조 씁쓸하고 쓸쓸한 날에 생각나는 요조
어두움 소진과 저녁에 걸었던 남산을 다음날 낮에 혼자 걸었다. 어제 올랐던 나무 계단에는 뽕나무에서 떨어진 오디로 검은 얼룩이 온통이었는데 우리는 알지 못했다. 만개하길 기다리던 수국은 이미 다 져버렸다. 발이 아파 바꿔신은 새 샌들을 닦다보니 죽은 바퀴벌레가 붙어있었다. 이 역시 저녁산책때 알지 못한 일이다.
갈지 자 술 한잔은 오래된 얘기 알코올도 없이 난 갈지자로 걸을 수 있다 걷는다
여학생의 개념 춘천서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 안 가평역이었나, 대학생으로 추측되는 자유분방한 무리가 탑승하면서 고요하던 7호차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이봐요, 좀 조용히 합시다, 하지는 못하고 자리를 옮기나 갈등하던 사이, 그 무리중 선배일지도 모를 한 여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애들아, 여기 다른 사람도 있어!" 마치 선생님이 '합죽이가 됩시다,합!' 을 한 다음 순간처럼 그 애들은 일순간 조용해졌다. 고마워,여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