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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혜원입니다 정말 이러다 '나는 떠날때부터 다시 돌아올줄 알았지'라는 노래처럼 안녕,이라는 인사가 무색하게 생각보다 일찍 돌아오게 될 지도 모르지만,아직까지 (지난 7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1시간여를 달려 출근을 하고, 인상을 찡그리고, 퇴근을 하는 일상이 계속 되고 있는 탓인지, 어쩐지 곧 떠난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 목요일이 지나고, 금요일 퇴근할 때쯤이면 그제야 실감이 나려나. 그나저나,저 많은 명함들은 다 어쩐디야- (별로 명함 쓸 일이 없어 나중에야, 그것도 그 즈음 갑자기 명함이 없냐고 묻는 분들이 많아져, 제작 최소단위인 500장을 찍었는데, 내 책상위에서 때로 메모지처럼 쓰이고, 함부로 나뒹굴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줄지 않았고, 그 이후 명함을 달라는 새로운 분들과의 교류는 생기지 않았..
<이렇게발목잡으면안되지> 2011년 9월 30일 오후 6시 17분 회사 옥상. 누군가와 통화를 하거나, 에어컨을 끄러 올라오던 옥상. 칠보면옥의 자극적인 빨강글씨도, 햇빛을 온몸으로 받고 있던 중앙은행 건물의 유리창들도, 안녕,안녕- P.S 이렇게 눈길을 잡아두면 안되지,로 고쳐야하나.
수채화 배우고 싶은 것,수채화 내 마음도 수채화와 같아 덕지덕지 유화물감을 발라 처음 칠한 색이 무엇이었는지 짐작할 수도 없는 더께가 가득한 듯한 마음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월요일 수,목,금 3일의 휴가를 다 탕진(?)하고, 토,일 주말마저 다 지나고 이미 월요일(새벽)이 되었다. (엉엉엉) 퇴근시간인 오후 6시가 지나면 휴가중인 나나 회사에 있는 사람에게나 평등한 시간이 되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도 있었지만, 집에서 별 일없이 보내는 시간으로 인해 이게 무슨 낭비냐,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 이렇게 말하면 허세처럼 들릴 것 같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지만 그 덕에 여러 시집을 읽었고;;; 여기에다도 몇 편 옮겨두었다. --- 주일 아침 엄마를 공항에 모셔다 드리고, 서로 약속이나 한 것 처럼 '서울에서 만납시다~'라는 노래 한 소절을 부르고 헤어졌다.
선택,결정 맨날 그 옷이 그 옷인 옷을 입고, 그 옷이 그 옷인 옷을 새로 산다. 감색(곤색)을 '권색'이라고 부르던 어린애는 옷을 사러가서 곤색을 발견하면, 옷이 곤색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단 옷이 무슨 모양인지를 확인했고,때로 체형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그저 곤색이라서 사는 경우도 많은 어른이 되었다. 곤색이면 눈이 둥글게 되어, 덥석 집곤하는 나의 어리석은 선택들이 요즘 나는 두렵고 겁이 난다. 이건 곤색 옷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닌데, 내가 어떤 일 -때로는 중대한 일- 을 결정할 때, 마치 곤색이라는 이유만으로 가끔? 무리한/어울리지 않는 옷을 사는 것 처럼, 사소한 부분이지만 나의 마음을 동하게 하는 요소가 있다면, 사소한 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좀 더 실질적이고 거대한 부분들을 보지 않고(무시하고)..
@Cabazon 2011-8-25 16:37 Thursday, Cabazon, CA 이 먼 동쪽동네는 110도를 넘어 내 꼴도 더운 날 힘없이? 녹아버리는 아이스크림 같고..
흰 그림자 흰 그림자 윤동주 황혼이 짙어지는 길모금에서 하루 종일 시든 귀를 가만히 기울이면 땅검의 옮겨지는 발자취 소리, 발자취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나는 총명했던가요. 이제 어리석게도 모든 것을 깨달은 다음 오래 마음 깊은 속에 괴로워하던 수많은 나를 하나,둘 제 고장으로 돌려보내면 거리 모퉁이 어둠 속으로 소리 없이 사라지는 흰 그림자, 흰 그림자들 연연히 사랑하던 흰 그림자들, 내 모든 것을 돌려보낸 뒤 허전히 뒷골목을 돌아 황혼처럼 물드는 내 방으로 돌아오면 신념이 깊은 의젓한 양처럼 하루 종일 시름없이 풀포기나 뜯자. 출전, 홍장학 엮음 「정본 윤동주 전집」 ----- 길모금 길목 땅검 땅거미 iPod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산골 물 산골 물 윤동주 괴로운 사람아 괴로운 사람아 옷자락 물결 속에서도 가슴속 깊이 돌돌 샘물이 흘러 이 밤을 더불어 말할 이 없도다. 거리의 소음과 노래 부를 수 없도다. 그신 듯이 냇가에 앉았으니 사랑과 일을 거리에 맡기고 가만히 가만히 바다로 가자. 바다로 가자. 출전, 홍장학 엮음 「정본 윤동주 전집」 ----- 그신듯이 끌린듯이 iPod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