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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가네코 미스즈 우리 집 달리아 핀 날에 주막집 검둥이는 죽었습니다. 집 앞에서 놀고 있는 우리들에게, 언제나, 화를 내는 아주머니가. 흑흑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날, 학교에서 그 일을 재밌는 듯, 이야기하고, 문득, 쓸쓸한 맘 들었습니다. 출전, 가네코 미스즈 시집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서승주 옮김)
휴면기 휴면기 허 연 오랫동안 시 앞에 가지 못했다. 예전만큼 사랑은 아프지 않았고,배도 고프지 않았다. 비굴할 만큼 비굴해졌고, 오만할 만큼 오만해졌다. 세상은 참 시보다 허술했다. 시를 썼던 밤의 그 고독에 비하면 세상은 장난이었다. 인간이 가는 길들은 왜 그렇게 다 뻔한 것인지. 세상은 늘 한심했다. 그렇다고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염소 새끼처럼 같은 노래를 오래 부르지 않기 위해 나는 시를 떠났고,그 노래가 이제 그리워 다시 시를 쓴다. 이제 시는 아무것도 아니다.너무나 다행스럽다. 아무것도 아닌 시를 위해,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니길 바라며 시 앞에 섰다. 출전, 허연 시집 「나쁜 소년이 서 있다」
이때쯤 늦여름의 공기 저녁의 바람 가을이 오는 소리 감색의 옷들 차가 부앙,하고 지나가는 소리 다시 적막. 바보같은 생각 어리석은 결정 그래서 쓸쓸하고 고독한 날 들어주고 싶은 네 소원
배신 나에게, 내 선택에 대해, 가지 않은,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해 배신당하지 않기 위하여.
추억처럼, 법 처럼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blue 아무도 없고 아무소리도 없는 그런 밤의 하늘 속으로 하늘로 멀리 솟구쳐 날아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곳으로
먼 북소리 예전에는 책을 사면 늘 그랬던건 아니지만, 언제 샀는지, 또는 날씨가 어땠느니, 간혹 읽고 난 후의 간단한 느낌 같은 걸 썼는데,언젠가부터는 아무것도 쓰지 않는다. (게을러서) 2004년 2월, 나는 졸업을 했고, 한국을 떠났다. 그때의 기분들에 대해서는 일기장이나 수첩을 뒤진다면 (그때는 일기를 꽤나 많이 썼는데)좀 더 적나라하게 알 수 있을테지만, (빨리 자야하는 게 아닐까, 하면서도 미적거리고 있는 일요일 한밤에는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대략 '마음의 숲에 매일 비가 내렸어요(응?)' 이 정도? 주어진 평온한(?) 일상 속에서 잠시 떠나(ㅆ다가 돌아오)는 법을 알지 못하는, 배우려하는 않는, 어리석은 나는, 그리하여 훗날 내 발등을 찍고 싶다, 그때 왜 그랬을까, 역시 (일부의) 어른들의 말..
A True Travel A True Travel Nazim Hikmet The most magnificent poem hasn't been written yet The most beautiful song hasn't been sung yet The most glorious day hasn't been lived yet The most immense sea hasn't been pioneered yet The most prolonged travel hasn't been done yet. The immortal dance hasn't been performed yet The most shine star hasn't been discovered yet. When we don't know any more what we are su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