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밑줄

(45)
춘곤 춘곤 김사인 사람 사는 일 그러하지요 한세월 저무는 일 그러하지요 닿을 듯 닿을 듯 닿지 못하고 저물녁 봄날 골목을 빈 손만 부비며 돌아옵니다 출전, 김사인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
개 가네코 미스즈 우리 집 달리아 핀 날에 주막집 검둥이는 죽었습니다. 집 앞에서 놀고 있는 우리들에게, 언제나, 화를 내는 아주머니가. 흑흑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날, 학교에서 그 일을 재밌는 듯, 이야기하고, 문득, 쓸쓸한 맘 들었습니다. 출전, 가네코 미스즈 시집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서승주 옮김)
휴면기 휴면기 허 연 오랫동안 시 앞에 가지 못했다. 예전만큼 사랑은 아프지 않았고,배도 고프지 않았다. 비굴할 만큼 비굴해졌고, 오만할 만큼 오만해졌다. 세상은 참 시보다 허술했다. 시를 썼던 밤의 그 고독에 비하면 세상은 장난이었다. 인간이 가는 길들은 왜 그렇게 다 뻔한 것인지. 세상은 늘 한심했다. 그렇다고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염소 새끼처럼 같은 노래를 오래 부르지 않기 위해 나는 시를 떠났고,그 노래가 이제 그리워 다시 시를 쓴다. 이제 시는 아무것도 아니다.너무나 다행스럽다. 아무것도 아닌 시를 위해,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니길 바라며 시 앞에 섰다. 출전, 허연 시집 「나쁜 소년이 서 있다」
추억처럼, 법 처럼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A True Travel A True Travel Nazim Hikmet The most magnificent poem hasn't been written yet The most beautiful song hasn't been sung yet The most glorious day hasn't been lived yet The most immense sea hasn't been pioneered yet The most prolonged travel hasn't been done yet. The immortal dance hasn't been performed yet The most shine star hasn't been discovered yet. When we don't know any more what we are su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