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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2 몇 년 전 《뉴욕타임스》는 디트로이트의 한 카운티에 있는 시체보관소에서 '시체 수습자'로 일하는 34세 남성 마이크 토마스(Mike Thomas)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그의 직업은 죽은 사람들의 시체를 수습해 시체보관소로 운반하는 일이었다. 그는 시체 한 구에 14달러의 수수료를 받았다. 디토로이트에 살인 발생률이 높은 덕분에 토마스는 이 음산한 일을 하면서 연간 약 1만 4천 달러를 벌 수 있었다. 하지만 폭력이 수그러들면서 토마스는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가 죽기를 기다린다는 일이 이상하게 들리는 것은 압니다. 누군가가 죽기를 바라다니요. 하지만 사실인걸요. 나는 그렇게 일해서 내 아이들을 먹여 살리고 있으니까요." 마이크 샌델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삶과 죽..
공명共鳴 경제학자이자 블로거인 알렉스 태버록(Alex Tabarrok)은 "내 안에 있는 경제학자는 현금이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의 나머지 부분은 이 말에 저항한다."라고 썼다. 태버록은 이상적인 선물은 자신이 직접 샀다면 골랐을 물건이라는 공리주의 개념에 모순되는 좋은 예를 제시한다. 누군가에게 100달러를 받아 자동차 타이어를 새로 갈았다고 상상해보자. 이는 자신의 효용을 최대화한 행위다. 하지만 애인에게 생일선물로 자동차 타이어를 받았다면 뛸 듯이 기쁘지는 않을 것이다. 태버록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부분 지나치게 평범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직접 사지 않을 품목을 선물로 받고 싶어한다. 적어도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에게는 "열정적인 자아, 열광하는 자아, 낭만적인 자아"를 자극하는 ..
환희의 순간 반짝, 아니 섬광처럼 번쩍 번쩍하는 휘황찬란한 순간!을 잊지 못해서, 혹은 그 순간의 기쁨과 황홀로 인해 자꾸만 당신을 찾아옵니다. 무리를 하기도 하면서 그러나 다 쏟아부어도, 전심을 쏟아도 기쁘지 않은 날도 많이 있습니다 애니팡! . . . . . . . . . . . . . . . . . . . . 고백 / 고정희 그 한 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 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 쪽을 들어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벌 그 한 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 번의 이윽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 지도 모릅니다
보고싶었음
휴면 1 어느 계절까지 머물지 모르면서도,혹은 그 모르는 탓으로몽땅 챙겨가지 않은 허물같던 옷가지들 세월보다는 덜 쌓인 책들 서울에서 가을/겨울/봄/여름 다 보내고다시 가을을 맞으려던 무렵,꼭 이틀 뺀 일 년 만에 돌아온 곳 2 결혼을 하고, 이사를 한,주부로 바뀌어있는 언니집 차고에 쌓여있는'워니책'이라고 쓴, 언니의 둥근 글씨가 있는 박스들 비가 오는 날 이사를 하느라타겟에서 산 싸구려 조립식 책장은조금 틀어지고,압축한 톱밥같던 판들은 어긋나고 그런 휘어진, 위태로운 책장속에 들쭉날쭉 꽂혀있었던오랜 날들
나는 # 나는 코스코 가는 걸 참 좋아했던 아가씨,라 하기엔 좀 뻔뻔한 것 같고;;사람이었습죠. 그러나 나는 왜인지 어느샌가장보기 따라가기 싫은 일요일의 남편같은사람이 되어있네요?! # 예배가 3시였음에도 대부분의 주일아침은 늦잠과 허둥지둥이었는데옛날 살던 식으로 말하면 새벽에 해당할지도 모를, 이른 아침인 오전 여덟시 경머나먼;;; 남쪽바다에 다녀옴. 10132012 Laguna Beach #불어나는 세월과 비례하지 않았던 영어만큼이나 미국에 지내는 동안 별로 다닌 곳이 없었다,는 말이 듣는 사람에게는 꽤나 충격적?이었던지 누군가들로부터 '뉴욕을 안 가본건 너무했다'라는 반응으로 돌아왔을 때잘못한 게 있는 것도 아닌데 왠지 멋쩍어지곤 했드랬다. '그래, 나도 드디어 간다!'라는 마음으로 떠나는 건 아니지만,..
해결안된 사람의 일 거미 / 이면우 오솔길 가운데 낯선 거미줄아침이슬 반짝하니 거기 있음을 알겠다허리 굽혀 갔다, 되짚어오다 고추잠자리망에 걸려 파닥이는 걸 보았다작은 삶 하나, 거미줄로 숲 전체를 흔들고 있다함께 흔들리며 거미는 자신의 때를 엿보고 있다순간 땀 식은 등 아프도록 시리다. 그래, 내가 열아홉이라면 저 투명한 날개를망에서 떼어내 바람 속으로 되돌릴 수 있겠지적어도 스물아홉, 서른아홉이라면 짐짓몸 전체로 망을 밀고 가도 좋을 게다그러나 나는 지금 마흔아홉홀로 망을 짜던 거미의 마음을 엿볼 나이지금 흔들리는 건 가을 거미의 외로움임을 안다캄캄한 뱃속, 들끓는 욕망을 바로 지금, 부신 햇살 속에저토록 살아 꿈틀대는 걸로 바꿔놓고자밤을 지새운 거미, 필사의 그물짜기를 나는 안다이제 곧 겨울이 잇대 올 것이다. 이윽고..
울고있을 그 사람 엄숙한 시간 릴케 지금 이 세상 어디선가 울고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까닭 없이 울고 있는 그 사람은 나를 위해 우는 것이다. 지금 한밤중에 어디선가 웃고 있는 사람은, 한밤중에 까닭 없이 웃고 있는 그 사람은 나를 두고 웃는 것이다. 지금 이 세상 어디선가 걸어가고 있는 사람은, 까닭 없이 걸어가고 있는 그 사람은 나를 향해 오는 것이다. 지금 이 세상 어디선가 죽어가는 있는 사람은, 까닭 없이 이 세상에서 죽어가고 있는 그 사람은 나를 응시하고 있는 것이다. .................................................................. 당시에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부러 찾아서 본 적은 없지만 대낮에 예전드라마를 해주는 채널에서 청소하면서 몇 번 본,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