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났네, 둘이서
모자 하나 사야지, 하는 생각에 기웃거릴 때 마다밤색에 하얀 땡땡이(흰색에 밤색 땡땡이는 잘 못 봤어) 리본 매여있는 게 (정말) 많길래,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나도 턱, 사서 쓸까했는데영 내키지 않는기라.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그 밤색-흰땡땡이 모자를 사긴했는데,쓸데없는데 까다로운 본인은 글루(건)으로 단단히 붙어있는,그리고 리본이 매여있는 지점에서는 바느질도 되어있던 걸기어이 뜯어내고, 엄마 원피스에 붙어있는 헝겊 허리띠로다가;(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아주 멋쟁이인줄 알겠네!) 밤색-흰땡땡이 리본달린 모자가 뭐 그렇게 많겠어? 하던 어머니는제주도에서 그 모자를 쓴 수많은(과장이 심한가;) 관광객과,또 관광지 앞 모자가게에서 동일한 모자들을 목격하고는어머머! 한 공장에서 나오나,로 시작하여 정..
꽃마리
예수원유치원 놀이터 그네에 앉아 발 밑을 내려다보니무성한 잡초의 푸름 속에서 하얀 별 같이 반짝이던 작은 꽃 무리.그네에서 내려와 쭈그리고 앉아서 보니 하얀색 꽃이 아니라하늘색 꽃잎에, 가운데는 노랑색도 있는 깜찍한 모습이더라. 예수원에서 나오던 날,(몰래!) 한 뿌리를 뽑아서 비닐봉지에 넣어 가져왔는데,집에 온 이후, (들판에서는 그리 무성히 꽃을 피우며 잘 자라더니)줄기만 비쭉 길어져서는 꽃대는 올라와도 꽃이 피지는 않았다. 나도 나름 햇빛,물,바람을 공급(?)하며 아주 성의껏,이라고 말하기에는 찔리는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들판에서 아무렇잖게 자라던 것과 뭐 큰 차이가 있을까,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더 낫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해주었던 것은 아무래도 자연이 돌보던 만큼에는 미칠 수 없었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