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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언젠가는

언젠가는


                            조 은


 내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 땐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었다는 기억 때문에

 슬퍼질 것이다

 수많은 시간을 오지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꽃들이 햇살을 어떻게 받는지

 꽃들이 어둠을 어떻게 익히는지

 외면한 채 한 곳을 바라보며

 고작 버스나 기다렸다는 기억에

 목이 멜 것이다

 때론 화를 내며 때론 화도 내지 못하며

 무엇인가를 한없이 기다렸던 기억 때문에

 목이 멜 것이다

 내가 정말 기다린 것들은

 너무 늦게 오거나 아예 오지 않아

 그 존재마저 잊히는 날들이 많았음을

 깨닫는 순간이 올 것이다

 기다리던 것이 왔을 때는

 상한 마음을 곱씹느라

 몇 번이나 그냥 보내면서

 삶이 웅덩이 물처럼 말라버렸다는

 기억 때문에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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