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서없이
# 언제쯤이면 의연해지고, 아무렇지 않을 수 있으려나, 단단해지고, 혹은 무뎌지려나, 하는 생각이 들 때 마다 아득해지고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숨어버리면 나는 점과 같은 영역에나 서 있게 되려나. 소가 꼬리로 등에를 철썩, 때리는 것 같은 돌연의 상황에서 뛰쳐나오고 싶다가도, 이것도 훈련이려니... 그런데 버스타고 집에 돌아가는 길, 그 훈련이란 거 뭐 의미있나, 이런 생각도 들더라. 그냥 숨고싶을때 숨고 그렇게 사는 건 왜 안되지? 라는 반발? # 국민파업대회?라고 했나. 뭔가 이름이 엉성한 것 같지만, 그 덕분에 아침부터 종로,광화문 일대가 바빴다. 칼퇴 비슷한걸 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 노을에서 비롯된 색은 아니고 가로등의 주황불빛이 미세먼지로 가득한 대기를 무겁고도 조용하게 채웠는데 그 속에 자기..
그럴때마다
뭔가 "써야만" 하는 일을 미루고 싶을 때 그 때 내가 가장 많이 (자발적으로) "쓰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기보다는, 그랬던 것 같다. 일년에 두번쯤 쓰는 업무평가서를 써야만 할 때, 제출기한이 정해져있는 독후감 같은 걸 써야만 했을 때, 그 때 나는 어떤 커뮤니티의 게시판으로 달려갔고, 내 미니홈피의 일기장을 찾아갔고, 또 한동안 티스토리의 게시판에 비공개로, 공개로 글을 썼었다. 그건, '치료같은거죠'. # 한창 더웠을 무렵에도, 그리고 추워진 이후에도 물 한번 주지 않았던, 챙겨보지 않았던 베란다에 방치되었던 부추처럼 생긴 이름 모를 '난'이, 얼마전 추위에 대비해서 문풍지를 붙이려고 창문을 열었다가 보니 무성했던 이파리들이 모두 누렇게 시들고, 그 중 세 가닥 정도만 간신히 초록을 유지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