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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참, 답답하네 휴대폰 속 녹음기에 '이노래뭐지'라는 제목으로 녹음된 음성파일이 있는데, 나는 아직도 그 엉터리 가사와 흥얼거림의 실제 주인, 노래를 찾지 못했다. 열심히 노력하지도 않았지만,뭐. 아주 궁금한 건 아니지만, 최근 비누방울 톡톡 터지는 듯한 느낌의 노래를 들었었는데 아직까지 우연히! 다시! 만나는! 기회는 없었다. 그.. 있잖아요, 비눗방울이 톡! 톡! 터지는 듯한 느낌의 그 노래! 아,참, 답답하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모르다니.. 나는, 누군가는 이런 식의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두서없이 # 언제쯤이면 의연해지고, 아무렇지 않을 수 있으려나, 단단해지고, 혹은 무뎌지려나, 하는 생각이 들 때 마다 아득해지고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숨어버리면 나는 점과 같은 영역에나 서 있게 되려나. 소가 꼬리로 등에를 철썩, 때리는 것 같은 돌연의 상황에서 뛰쳐나오고 싶다가도, 이것도 훈련이려니... 그런데 버스타고 집에 돌아가는 길, 그 훈련이란 거 뭐 의미있나, 이런 생각도 들더라. 그냥 숨고싶을때 숨고 그렇게 사는 건 왜 안되지? 라는 반발? # 국민파업대회?라고 했나. 뭔가 이름이 엉성한 것 같지만, 그 덕분에 아침부터 종로,광화문 일대가 바빴다. 칼퇴 비슷한걸 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 노을에서 비롯된 색은 아니고 가로등의 주황불빛이 미세먼지로 가득한 대기를 무겁고도 조용하게 채웠는데 그 속에 자기..
시인의 말 ■ 시인의 말 시(詩)는, 시의 집은, 내가 유일하게 숨어 있을 만한 곳이었다. 어릴 때 키 큰 담배건조실에서 불을 때며 아버지가 들려주시던 이야기 속에서 시작된 말의 씨앗들은 타닥타닥 지금도 내 안에서 꺼지지 않는 불길이 되어 내 집을 지켜주는 온기가 되고 있다. 나는 그 안에서 혼자 놀았다. 쓸쓸하지 않았다. 재미있다, 재미있다고 자꾸만 말하면 눈물나게 쓸쓸해지는 그런 재미있음이었지만 그래도 잘 놀았다. 사방의 벽은 오래될수록 편안해졌으며, 하나둘씩 내 흔적들이 쌓이면서 비가 오면 흙냄새 비냄새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고, 햇살이 지나면 햇살이 닿았던 공간이 오래도록 따뜻함을 알았다. 아무도 모르지만 바람이 기억하는 집. 계단을 오르고, 다양한 모양의 창들이 일렬로 늘어선 복도를 지나면서 어느날은 울었다..
곶감 곶감 빼먹듯이 쏙쏙, 그러다 어느날 모두 바닥이 드러나겠지 그런 면에서 늘 충전이 새롭게 되는 곶감이 있다는 건 참 신나고 안심되는 일이기도 하겠어
내 모든 시험 무거운 짐을 찬송가 337장 내 모든 시험 무거운 짐을 1 내 모든 시험 무거운 짐을 주 예수 앞에 아뢰이면 근심에 싸인 날 돌아보사 내 근심 모두 맡으시네 *무거운 짐을 나 홀로 지고 견디다 못해 쓰러질 때 불쌍히 여겨 구원해 줄 이 은혜의 주님 오직 예수 2 내 모든 괴롬 닥치는 환난 주 예수 앞에 아뢰이면 주께서 친히 날 구해주사 넓으신 사랑 베푸시네 무거운 짐을 나 홀로 지고 견디다 못해 쓰러질 때 불쌍히 여겨 구원해 줄 이 은혜의 주님 오직 예수 3 내 짐이 점점 무거워질 때 주 예수 앞에 아뢰이면 주께서 친히 날 구해주사 내 대신 짐을 져 주시네 무거운 짐을 나 홀로 지고 견디다 못해 쓰러질 때 불쌍히 여겨 구원해 줄 이 은혜의 주님 오직 예수 4 마음의 시험 무서운 죄를 주 예수 앞에 아뢰이면 예수는 나..
그럴때마다 뭔가 "써야만" 하는 일을 미루고 싶을 때 그 때 내가 가장 많이 (자발적으로) "쓰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기보다는, 그랬던 것 같다. 일년에 두번쯤 쓰는 업무평가서를 써야만 할 때, 제출기한이 정해져있는 독후감 같은 걸 써야만 했을 때, 그 때 나는 어떤 커뮤니티의 게시판으로 달려갔고, 내 미니홈피의 일기장을 찾아갔고, 또 한동안 티스토리의 게시판에 비공개로, 공개로 글을 썼었다. 그건, '치료같은거죠'. # 한창 더웠을 무렵에도, 그리고 추워진 이후에도 물 한번 주지 않았던, 챙겨보지 않았던 베란다에 방치되었던 부추처럼 생긴 이름 모를 '난'이, 얼마전 추위에 대비해서 문풍지를 붙이려고 창문을 열었다가 보니 무성했던 이파리들이 모두 누렇게 시들고, 그 중 세 가닥 정도만 간신히 초록을 유지하고 있..
언젠가는 언젠가는 조 은 내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 땐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었다는 기억 때문에 슬퍼질 것이다 수많은 시간을 오지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꽃들이 햇살을 어떻게 받는지 꽃들이 어둠을 어떻게 익히는지 외면한 채 한 곳을 바라보며 고작 버스나 기다렸다는 기억에 목이 멜 것이다 때론 화를 내며 때론 화도 내지 못하며 무엇인가를 한없이 기다렸던 기억 때문에 목이 멜 것이다 내가 정말 기다린 것들은 너무 늦게 오거나 아예 오지 않아 그 존재마저 잊히는 날들이 많았음을 깨닫는 순간이 올 것이다 기다리던 것이 왔을 때는 상한 마음을 곱씹느라 몇 번이나 그냥 보내면서 삶이 웅덩이 물처럼 말라버렸다는 기억 때문에 언젠가는
그녀는 오래 울었다 건강한 슬픔 / 강연호 그녀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랜만이라는 안부를 건넬 틈도 없이 그녀는 문득 울음을 터뜨렸고 나는 그저 침묵했다 한때 그녀가 꿈꾸었던 사람이 있었다 나는 아니었다 나도 그때 한 여자를 원했었다 그녀는 아니었다 그 정도 아는 사이였던 그녀와 나는 그 정도 사이였기에 오래 연락이 없었다 아무 데도 가지 않았는데도 서로 멀리 있었다 전화 저쪽에서 그녀는 오래 울었다 이쪽에서 나는 늦도록 침묵했다 창문 밖에서 귓바퀴를 쫑긋 세운 나뭇잎들이 머리통을 맞댄 채 수군거리고 있었다 그럴 때 나뭇잎은 나뭇잎끼리 참 내밀해 보였다 저렇게 귀 기울인 나뭇잎과 나뭇잎 사이로 바람과 강물과 세월이 흘러가는 것이리라 그녀의 울음과 내 침묵 사이로도 바람과 강물과 세월은 또 흘러갈 것이었다 그동안을 견딘다는 것에..